“신은 위대하다” 건물 무너져도 방송한 이란 앵커 [월드핫피플]

“신은 위대하다” 건물 무너져도 방송한 이란 앵커 [월드핫피플]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5-06-17 17:32
수정 2025-06-1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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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방송 소속 간판 앵커 사하르 에마미가 16일 생방송 도중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자 자리를 피하고 있다. 테헤란 AFP 연합뉴스
이란 국영방송 소속 간판 앵커 사하르 에마미가 16일 생방송 도중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내리자 자리를 피하고 있다. 테헤란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6일(현지시간) 이란 공영방송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하자 생방송 도중 공습 피해를 당한 이란 여성 앵커가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은 이날 저녁 대피 경보를 발령한 뒤 이란 국영방송국 건물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의 선전 및 선동 대변인”이라며 국영방송국에 대한 공격 이유를 설명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의 간판 앵커인 사하르 에마미 앵커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던 생방송 도중에 뉴스 스튜디오에 연기가 차오르고 천장 일부가 무너지는 위기를 맞았다.

폭격 소리가 들리자 에마미는 “여러분이 듣고 있는 것은 공격의 소리”라며 “진실이 공격당하고 있다”라고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그는 “알라신과 함께라면 폭탄이 우리에게 이르지 못한다”고 주장했지만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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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방송 소속 간판 앵커 사하르 에마미가 16일 생방송 도중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다시 방송을 재개한 모습. 엑스 캡처
이란 국영방송 소속 간판 앵커 사하르 에마미가 16일 생방송 도중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다시 방송을 재개한 모습. 엑스 캡처


이어 천장에서 파편이 떨어지자 에마미는 황급히 몸을 피했고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는 소리가 들린 뒤, 생방송도 중단됐다.

그러나 몇 분 뒤 에마미는 폭격의 영향을 받지 않은 다른 스튜디오로 옮겨 방송을 재개했다. 그는 앞서 방송을 진행하던 스튜디오에서는 기자들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IRIB 방송도 자사 직원 가운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 언론과 친정부 인사들은 폭격에도 굴하지 않고 뉴스를 전한 에마미의 강인함과 용기를 높이 평가하며 그를 이란의 저항을 상징하는 ‘국민 영웅’으로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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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국영방송 소속 간판 앵커 사하르 에마미를 저항의 상징으로 영웅화한 이미지. 엑스 캡처
이란 국영방송 소속 간판 앵커 사하르 에마미를 저항의 상징으로 영웅화한 이미지. 엑스 캡처


에마미의 사진이 이란을 중심으로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저항의 축’의 핵심 지도자들 사진과 나란히 놓이기도 했다.

두 자녀의 엄마로 알려진 에마미는 2010년부터 앵커로 활동했으며 이란을 대표하는 간판 뉴스 진행자로 꼽힌다.

이란에서는 언론 접근권이 지극히 제한되어 해외 언론은 위성방송 접시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

따라서 국영방송의 영향력이 막강하며 에마미는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 가운데 한 명이다.

이란 외무부는 미사일을 네 발 발사해 방송국 건물을 공격한 것에 대해 “사악한 행위”이자 “전쟁 범죄”라고 규탄했다.

반면 이스라엘군은 “방송국 건물은 민간인으로 은폐하고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데 사용되었다”며 “공습은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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