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이팔성 결국 퇴진

버티던 이팔성 결국 퇴진

입력 2013-04-15 00:00
수정 2013-04-15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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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결과 앞두고 부담 느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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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금융 당국의 퇴진 압력을 받아온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사의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으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다.

이로써 이명박 정권을 풍미했던 ‘4대 천왕’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현직에 남아 있지만 임기가 오는 7월이어서 퇴진이 이미 예정된 상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일 퇴임했고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현 정권 출범 전에 물러났다. 이 회장은 언론에 돌린 짤막한 자료를 통해 “1967년 우리은행 신입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한 금융기관의 말단 행원에서 시작해 그룹 회장이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이 회장이) 잘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사실상 퇴진을 종용했음에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회장 측은 “금융 당국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일 뿐,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버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달 말 발표를 앞둔 감사원의 우리금융 감사 결과 등에 부담을 느껴 퇴진을 결심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우리금융은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3명, 주주대표가 추천하는 위원 1명, 외부 전문가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차기 회장 선임에는 통상 45~60일이 걸린다.

우리금융의 1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지분율 57%)여서 정부의 ‘입김’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벌써부터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다. 이 전 행장은 서강대 67학번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주목받고 있는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소속이다.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이 회장은 업무를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 ‘새 판 짜기’가 시작됨에 따라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남은 ‘4대 천왕’인 어윤대 회장은 거취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임기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아 ‘연임 포기’ 선언을 미리 하는 선에서 임기를 마치는 것으로 금융 당국과 물밑 조율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2013-04-1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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