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50년 지기 ‘외교안보 교사’ 尹·바이든 통화 땐 휴대전화 빌려줘

윤석열 50년 지기 ‘외교안보 교사’ 尹·바이든 통화 땐 휴대전화 빌려줘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22-03-22 22:26
수정 2022-03-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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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외교차관… 美 인맥 넓어
외교 장관·국정원장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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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 고려대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교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3월 검찰총장을 사퇴한 후 각계각층의 인사를 만나며 정책 공부를 하던 당시, 외교안보 분야에서 자문을 구하고자 제일 먼저 연락한 사람이 김성한 고려대 교수다. 김 교수는 윤 당선인과 대광초등학교 동창으로 50년 넘게 인연을 이어 온 죽마고우다. 윤 당선인이 사법고시를 준비할 때 김 교수는 줄곧 곁을 지켰고, 윤 당선인이 검찰에서 근무할 때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3월 말 윤 당선인은 김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일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한미 동맹의 구체적 현안을 심도 깊게 물었다. 이후로도 수차례 전화를 해 북한 비핵화, 한중 관계, 미중 반도체 경쟁 등을 두고 1~2시간가량 치열하게 토론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당시만 해도 윤 당선인이 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지 몰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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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하기 전에는 외교안보에 대해 일반 국민 중 관심이 많은 정도였다”던 윤 당선인은 김 교수의 ‘외교안보 과외’를 받으며 정치인으로 변모했다. 김 교수는 윤 당선인의 경선 캠프에 참여했고, 대선 기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을 맡아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공약을 설계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글로벌 협력, 한미 동맹을 중심축으로 한 미중 갈등 대응 등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기조는 김 교수의 오랜 신념과 일치한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대선 기간과 당선 이후 외교안보 공약은 물론 윤 당선인의 외교 관련 일정을 총괄하는 대외 창구 역할까지 담당했다. 특히 윤 당선인이 지난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할 때 옆에 있던 김 교수의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선 확정 후 5시간여 만에 급하게 통화가 이뤄지는 바람에 통화를 조율한 김 교수의 전화를 썼다고 한다. 김 교수는 미국 외교안보 정책을 전공했으며 이명박 정부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내며 미국의 정계, 관계, 학계에 탄탄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예상대로 대통령직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로 임명된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외교부 장관 또는 국가정보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당선인은 22일 첫 인수위 간사단 회의에서 북한의 최근 방사포 발사를 언급하다 김 교수를 바라보며 “방사포(발사)는 9·19 군사합의 위반 아닌가”라고 물었고, 김 교수가 “위반이다”고 확인하자 윤 당선인은 “명백한 위반이죠”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의 위상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2022-03-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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