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어수선하지만 희망을 꿈꿔야 할 연말연시,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한해를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종무식과 시무식도 예년에 비해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지자체들은 연평도 포격도발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 등으로 행사를 축소하거나 회의로 대체하고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자체와 민간 부문에서는 관례적인 행사에서 탈피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변화와 소통 행사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방역할 시간도 모자라”..구제역 지자체 취소.대체.축소
구제역 폭탄을 맞은 경기.경북.강원지역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한 지자체가 많다.
경기남부지역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여주군은 31일과 내달 3일 예정됐던 종무식과 시무식을 모두 취소했다.
이천시도 종무식과 시무식 취소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양평군은 종무식은 취소하고 본청 직원만 참석한 가운데 새해 시무식을 간소하게 열기로 했다.
파주시도 종무.시무식을 취소했고, 포천시는 종무식과 시무식을 확대간부회의로 대체할 예정이다.
안성시는 당초 종무식과 시무식을 31일과 새해 3일 시민회관에서 전체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기로 했으나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면서 시청 회의실에서 본청 직원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변경했으며 평택시 역시 최소한의 공무원만 참석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기도는 전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구내식당에서 다과회 형태로 간단하게 치르기로 했던 종무식을 그나마 간부회의로 대체하거나 청내 방송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구제역 방역에 주력하는 경북 경주시와 영천시도 종무식을 모두 취소했고 시무식은 회의실에서 간단한 시장 훈시로 대체할 계획이다.
강원도 역시 본청을 비롯해 18개 시.군 대부분 구제역 사태로 종무.시무식을 취소하거나 직원 포상 위주로 간략하게 준비하고 있다.
경기 여주군 관계자는 “구제역에 많은 공무원이 투입돼 실제 종무식과 시무식에 참석할 인원도 많지 않지만, 하루라도 구제역 방역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두 행사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며 “당일에도 정상근무하며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뜻깊게, 다르게 ‘새로운 시도’..연주회.영화감상.헌혈 ‘다채’
경기도 부천시는 문화공연과 함께 하는 색다른 종무식을 준비하고 있다.
시청 직원들은 31일 오후 2시 시청사 대강당에서 직원 동아리가 선사하는 트럼펫, 색소폰 연주를 함께 즐기고 오후 3시부터는 영화 ‘부당거래’를 감상한다.
제주시는 31일 오전 10시 제주아트센터에서 민원처리에 필요한 직원을 제외한 800여명의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직문화 변화의 날’ 행사로 종무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제주 공무원들은 6개 국별로 1개 대표팀이 출연해 다문화 사회, 저출산 극복, 환경사랑,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신들의 섬 제주 등을 주제로 10분 안팎의 무용 퍼포먼스와 연극, 굿, 댄스, 오페라, 합창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서귀포시는 업무 종료 1시간 전부터 시정방송 채널을 통해 2010 서귀포시의 주요 행사와 시장 송년사, 토끼띠 직원들의 신년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내보내기로 했다.
경기도시공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일 시무식을 전후해 이한준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 400여명이 헌혈한다.
대구 중구는 31일 오후 청사 내 강당에서 민원부서와 동사무소 직원을 제외하고 구청장을 포함한 직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간단한 종무식과 함께 ‘골드벨’ 행사를 열 계획이다.
경기 부천시 관계자는 “예년에는 국별로 간단한 음료와 떡, 과일 등을 장만해 종무식을 했지만, 올해는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간 분야, ‘변화’ ‘희망’ 담자..환경정화.벼룩시장.희망리본묶기
영남대학교는 종무식에 앞서 대학 캠퍼스 인근 지역에서 환경정화 활동에 나선다.
총장과 보직교수, 직원 등 200여명이 참가해 31일 오후 1시부터 1시간 30여분간 경산시 북부동과 남매지 일대를 말끔히 대청소하며 한 해를 깔끔히 정리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내년 1월3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CEO 신년 경영브리핑으로 시무식을 대체하기로 했으며, 포항 이외의 지역인 서울(포스코센터 서관 아트홀)과 광양(이노베이션센터 대강당)에서는 화상을 통해 미디어 시무식을 진행한다.
㈜충북소주는 31일 전 직원이 회사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한 뒤 ‘직원 벼룩시장’을 열어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교환하거나 싼값에 판매하는 나눔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4시에는 공군사관학교 성무관에서 열리는 뮤지컬을 전 직원이 관람하는 것으로 종무식을 대신한다.
경남은행 지역공헌부와 홍보실 직원들은 31일 오후 1시께 2010년과 2011년을 희망으로 연결하자는 의미로 파란색 리본을 묶는 이색 종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지역공헌부와 홍보실 직원들은 각자 올해를 보내는 소감과 새해를 맞이하는 포부 등을 적은 리본을 묶어 서로 연결해 사무실에 전시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묵은 때를 벗자’는 의미의 종무식이 아니라 희망을 연결하는 의미를 전하려고 한다”고 이색 종무식 취지를 설명했다.
●’일하는’ 공무원상을..마지막날도 정상 근무
전남 해남군은 관행적으로 시행했던 종무식을 하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업무를 정상 처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월31일 오전에 종무식을 하고 업무를 마감했지만, 올해부터는 평일과 다를 것 없이 각종 민원 업무를 정상 처리하기로 했다. 군민을 위한 봉사행정과 함께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구제역 총력 예방을 위해 업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남도도 행정 간소화 방침에 따라 종무식을 열지 않기로 하고 오후 6시까지 정상 근무한다. 새해 3일 시무식에서는 4급 이상 33명의 간부 공무원들이 청렴서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한해를 시작하는 시무식 때 간부 공무원들이 청렴서약을 하는 건 매우 드문 일로, 이번 서약을 통해 전 직원의 청렴의지를 강화해 ‘클린 경남’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온 종무식을 취소하고 31일에도 오후 6시까지 정상근무에 나서기로 했다.
도는 종무식 간소화로 현수막 제작, 다과회 등에 소요되는 예산(약 300만원)으로 민원실 환경정비에 쓸 계획이다.
부산의 일선 구와 군은 대부분 종무식이나 시무식을 생략하거나 하더라도 간소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영도구청은 31일 열 예정이었던 종무식을 취소하고 부서별 다과회로 대신하기로 했으며, 부서별로는 문화예술회관이나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부산진구청은 31일 오후 3시 구청 강당에서 어린이합창단 공연 등으로 간소하게 종무식을 치를 예정이며, 동래구와 금정구, 연제구청은 아예 종무식은 생략했다. 중구와 영도구청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 행사를 마련, 차분한 분위기에서 신묘년을 맞기로 했다.
연합뉴스
지자체들은 연평도 포격도발 여파가 채 가시기 전에 전국을 휩쓴 구제역 사태 등으로 행사를 축소하거나 회의로 대체하고 아예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자체와 민간 부문에서는 관례적인 행사에서 탈피해 나름대로 의미있는 변화와 소통 행사로 방향을 틀고 있다.
●“방역할 시간도 모자라”..구제역 지자체 취소.대체.축소
구제역 폭탄을 맞은 경기.경북.강원지역은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한 지자체가 많다.
경기남부지역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여주군은 31일과 내달 3일 예정됐던 종무식과 시무식을 모두 취소했다.
이천시도 종무식과 시무식 취소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으며, 양평군은 종무식은 취소하고 본청 직원만 참석한 가운데 새해 시무식을 간소하게 열기로 했다.
파주시도 종무.시무식을 취소했고, 포천시는 종무식과 시무식을 확대간부회의로 대체할 예정이다.
안성시는 당초 종무식과 시무식을 31일과 새해 3일 시민회관에서 전체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기로 했으나 구제역 발생이 확인되면서 시청 회의실에서 본청 직원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변경했으며 평택시 역시 최소한의 공무원만 참석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기도는 전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구내식당에서 다과회 형태로 간단하게 치르기로 했던 종무식을 그나마 간부회의로 대체하거나 청내 방송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구제역 방역에 주력하는 경북 경주시와 영천시도 종무식을 모두 취소했고 시무식은 회의실에서 간단한 시장 훈시로 대체할 계획이다.
강원도 역시 본청을 비롯해 18개 시.군 대부분 구제역 사태로 종무.시무식을 취소하거나 직원 포상 위주로 간략하게 준비하고 있다.
경기 여주군 관계자는 “구제역에 많은 공무원이 투입돼 실제 종무식과 시무식에 참석할 인원도 많지 않지만, 하루라도 구제역 방역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두 행사를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며 “당일에도 정상근무하며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뜻깊게, 다르게 ‘새로운 시도’..연주회.영화감상.헌혈 ‘다채’
경기도 부천시는 문화공연과 함께 하는 색다른 종무식을 준비하고 있다.
시청 직원들은 31일 오후 2시 시청사 대강당에서 직원 동아리가 선사하는 트럼펫, 색소폰 연주를 함께 즐기고 오후 3시부터는 영화 ‘부당거래’를 감상한다.
제주시는 31일 오전 10시 제주아트센터에서 민원처리에 필요한 직원을 제외한 800여명의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공직문화 변화의 날’ 행사로 종무식을 대신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 제주 공무원들은 6개 국별로 1개 대표팀이 출연해 다문화 사회, 저출산 극복, 환경사랑,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신들의 섬 제주 등을 주제로 10분 안팎의 무용 퍼포먼스와 연극, 굿, 댄스, 오페라, 합창 등 다채로운 공연을 펼친다.
서귀포시는 업무 종료 1시간 전부터 시정방송 채널을 통해 2010 서귀포시의 주요 행사와 시장 송년사, 토끼띠 직원들의 신년 메시지가 담긴 영상을 내보내기로 했다.
경기도시공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일 시무식을 전후해 이한준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 400여명이 헌혈한다.
대구 중구는 31일 오후 청사 내 강당에서 민원부서와 동사무소 직원을 제외하고 구청장을 포함한 직원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간단한 종무식과 함께 ‘골드벨’ 행사를 열 계획이다.
경기 부천시 관계자는 “예년에는 국별로 간단한 음료와 떡, 과일 등을 장만해 종무식을 했지만, 올해는 사회 분위기 등을 고려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간 분야, ‘변화’ ‘희망’ 담자..환경정화.벼룩시장.희망리본묶기
영남대학교는 종무식에 앞서 대학 캠퍼스 인근 지역에서 환경정화 활동에 나선다.
총장과 보직교수, 직원 등 200여명이 참가해 31일 오후 1시부터 1시간 30여분간 경산시 북부동과 남매지 일대를 말끔히 대청소하며 한 해를 깔끔히 정리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내년 1월3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CEO 신년 경영브리핑으로 시무식을 대체하기로 했으며, 포항 이외의 지역인 서울(포스코센터 서관 아트홀)과 광양(이노베이션센터 대강당)에서는 화상을 통해 미디어 시무식을 진행한다.
㈜충북소주는 31일 전 직원이 회사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한 뒤 ‘직원 벼룩시장’을 열어 각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교환하거나 싼값에 판매하는 나눔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4시에는 공군사관학교 성무관에서 열리는 뮤지컬을 전 직원이 관람하는 것으로 종무식을 대신한다.
경남은행 지역공헌부와 홍보실 직원들은 31일 오후 1시께 2010년과 2011년을 희망으로 연결하자는 의미로 파란색 리본을 묶는 이색 종무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지역공헌부와 홍보실 직원들은 각자 올해를 보내는 소감과 새해를 맞이하는 포부 등을 적은 리본을 묶어 서로 연결해 사무실에 전시한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묵은 때를 벗자’는 의미의 종무식이 아니라 희망을 연결하는 의미를 전하려고 한다”고 이색 종무식 취지를 설명했다.
●’일하는’ 공무원상을..마지막날도 정상 근무
전남 해남군은 관행적으로 시행했던 종무식을 하지 않고 마지막 날까지 업무를 정상 처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월31일 오전에 종무식을 하고 업무를 마감했지만, 올해부터는 평일과 다를 것 없이 각종 민원 업무를 정상 처리하기로 했다. 군민을 위한 봉사행정과 함께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구제역 총력 예방을 위해 업무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경남도도 행정 간소화 방침에 따라 종무식을 열지 않기로 하고 오후 6시까지 정상 근무한다. 새해 3일 시무식에서는 4급 이상 33명의 간부 공무원들이 청렴서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한해를 시작하는 시무식 때 간부 공무원들이 청렴서약을 하는 건 매우 드문 일로, 이번 서약을 통해 전 직원의 청렴의지를 강화해 ‘클린 경남’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온 종무식을 취소하고 31일에도 오후 6시까지 정상근무에 나서기로 했다.
도는 종무식 간소화로 현수막 제작, 다과회 등에 소요되는 예산(약 300만원)으로 민원실 환경정비에 쓸 계획이다.
부산의 일선 구와 군은 대부분 종무식이나 시무식을 생략하거나 하더라도 간소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부산 영도구청은 31일 열 예정이었던 종무식을 취소하고 부서별 다과회로 대신하기로 했으며, 부서별로는 문화예술회관이나 가까운 공연장을 찾아 한 해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부산진구청은 31일 오후 3시 구청 강당에서 어린이합창단 공연 등으로 간소하게 종무식을 치를 예정이며, 동래구와 금정구, 연제구청은 아예 종무식은 생략했다. 중구와 영도구청은 주민들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 행사를 마련, 차분한 분위기에서 신묘년을 맞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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