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밤새워 공방
11년 동안 미제로 남아있던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을 두고 사흘 내리 이어진 법정 공방 끝에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설범식)는 이틀 뒤인 내달 2일 판결을 선고한다고 30일 밝혔다.시민 배심원단이 참여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은 2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되고서 29일 오전 10시에 재개돼 다음날 오전 11시께까지 철야로 이어지는 등 장장 30여 시간이 넘게 계속됐다.
시민 배심원단은 피고인들의 최후 진술이 끝난 뒤 유무죄 평결을 내린 상태지만 내용은 판결 선고 때까지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재판부는 “기록이 방대하고 증거 정리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판결 선고를 늦춘다”고 선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2000년 강원도 평창군에서 공장을 운영하던 강모씨가 실종된 뒤 10여 년이 지난 지난해, 위암 말기로 죽음을 앞둔 양모씨가 ‘회사 직원들과 짜고 강씨를 살해하고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 김모(46)씨와 서모(49)씨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러나 양씨는 자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숨을 거뒀고 그가 지목한 시신 유기 장소에서는 유골이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시신이 없는 법정에서 검찰은 “김씨와 서씨 등 4명이 함께 강씨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반면 변호인은 “살인은 양씨의 단독 범행이며, 김씨와 서씨는 협박 때문에 시신 유기에만 협조했다”며 팽팽히 맞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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