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물바다… “차 옮겨라” 방송 듣고 지하에 간 7명 실종

포항 물바다… “차 옮겨라” 방송 듣고 지하에 간 7명 실종

김상현 기자
김상현 기자
입력 2022-09-06 18:12
수정 2022-09-07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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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강타 450㎜ 물폭탄

지하주차장 물 가득차 구조 불가능
포스코 침수에 장갑차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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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내려간 풀빌라
떠내려간 풀빌라 남구 오천읍의 한 풀빌라(수영장이 딸린 빌라)가 통째로 물에 떠내려가고 있다. 포항 연합뉴스
경북 포항과 경주가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아 물바다로 변했다.바람보다 시간당 최대 104.5㎜나 쏟아진 폭우의 피해가 더 컸다. 포항에는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450.5㎜의 비가 내렸다.

포항과 경주에서는 각각 2명과 1명이 숨졌다. 포항에선 60대 여성이 차량을 옮기려고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다가 물이 불어나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다. 70대 여성은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경주에선 80대 여성이 흙더미에 매몰돼 숨졌다.

포항시 남구 오천읍 아파트 1곳에선 주민 7명이 “차를 옮기라”는 관리사무소의 방송을 듣고 지하주차장에 들어갔다가 빠져 나오지 못하고 모두 실종됐다. 지하주차장 침수를 우려한 방송이었지만,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에 물이 가득 차 우선 배수 작업부터 해야 해 구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물폭탄은 포항제철소(포스코)도 침수시켰다. 제철소 1문과 정문, 사무실과 공장 내부 곳곳이 물에 잠겼다. 제철소 주변 공단도로와 시내 주요 도로 역시 유실되거나 침수돼 하루 종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포스코에선 화재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 20분쯤 제철소 제2열연공장과 STS(스테인리스) 2제강공장 등에서 전기합선으로 추정되는 불이 동시에 났다.

자체 소방대가 진화 중에 4명이 고립됐다가 구출되기도 했다. 이 화재와 직접 관련이 없지만, 회사 내 설비 가동이 중단되면서 포스코는 부생가스가 폭발할 위험이 있어 태워서 내보내는 이른바 방산작업을 했다. 이때 발생한 불 때문에 더 많은 곳에서 화재가 난 것처럼 보였다. 포항시 남구에선 불어난 물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풀빌라 한 채가 내려앉아 강에 떠 있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해병대 1사단은 장병 1300여명을 동원해 복구 작업을 지원했다. 해병대는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 2대를 투입해 도로 위 물살을 가르며 시민들을 구조했다.

2022-09-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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