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세게환경의 날 행사가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플뿌리연대가 플라스틱 생산감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 “제주바다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고통의 바다입니다”“오랫동안 꿈꾸던 제 상상 속의 바다는, 제주의 푸른 바다는, 그저 거대한 쓰레기장이었습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생명의 공간이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고통의 바다였습니다.”
제주 청년어부 김정도씨는 5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환경의날 행사를 맞아 열린 플뿌리연대 플라스틱 생산감축 촉구 기자회견에서 ‘나는 오늘, 바다를 대신해 선언합니다’는 선언문을 낭독했다.
국내외 16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는 세계 환경의 날 행사 주제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새로 출발하는 정부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라는 국제사회의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자칭 청년어부 김정도씨는 “어촌에서 젊은 어부가 된 저는 그동안 어촌민의 삶의 터전이 얼마나 피폐해져왔는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면서 “배를 타고 나갈때면 물고기보다 크고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더 많이 걸려 나온다는 사실 또한 상상 해보지 못했다. 이제 어업은 어획이 아니라,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일이 되어버렸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제주로 이주할 때 제 마음 속에는 정호승 시인이 말한 푸른 고래가 있었다”면서 “그러나 바다는 이미 상처로 희망을 잃고 있었다. 제 속의 고래가 사라져 바다는 더 이상 푸른 바다가 아니다. 부디 청년의 마음에 아직 살아있는 고래를 다시 살아 숨 쉬게 해달라”고 간절히 희망했다.
그러면서 “플라스틱 생산을 감축하라. 생명을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은 지금”이라며 “제주의 바다는 버려도 되는 공간이 아니다. 함께 숨 쉬어야 할 대상”이라고 호소했다.

세계환경의날 행사가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친환경홍보부스에 사람들이 방문해 친환경제품과 정책들을 체험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플뿌리연대도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탈 플라스틱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면서 “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전지구적 과제로서 지난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된다”고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 제2공항건설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

세계환경의 날을 맞아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국제컨벤션센터 야외광장에서 제2공항 건설 계획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한편 이날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 국제컨벤션센터 야외광장 같은 장소에서 세계환경의날을 맞아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하는 제2공항 건설계획을 중단돼야 한다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 단체는 “세계환경의 날을 개최하는 제주에서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을 더욱 심화시킬 제2공항 개발계획이 강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큰 모순”이라며 “기후위기가 가장 먼저 찾는 한국 최남단 섬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가속화할 공항을 새로 짓는 것은 국제사회의 노력에 정면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